춘천은 강원도의 도청 소재지라는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곳이다. 수 년 전에 춘천 지역의 사람들과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그쪽을 대표하는 사람이 ‘강원도의 수부인 춘천’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그 의식의 단편에 마음속으로 놀란 적이 있었다. 강원도가 외지인 나로서는 강릉이 바다를 가까이 하고 있고 대관령이라는 쉽게 넘을 수 없는 장애물 때문에 그 지역고유의 문화가 전통성을 유지하면서 발전해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춘천은 시내를 벗어나면 어디를 가든 하천이 발달하여 사람의 마음을 여유롭고 풍요롭게 해 주는 지리적인 특성을 가진 곳으로서 수자원을 잘만 활용한다면 일상에 바쁜 현대인이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되었다.
원주는 치악산으로 상징되는 곳으로서 또한 군사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강릉과 춘천에 비하여 다소 딱딱한 도시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곳이지만 전국 어느 곳으로도 연결되는 교통망이 사람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외지인이 쉽게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서 가장 활기찬 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들 3도시는 강원도를 분할하여 나름대로의 자존심을 갖고 있으면서 지역간 은근히 경쟁 의식을 갖고 발전해 가고 있다. 이들 3도시 중에서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인 커피문화 분야는 강릉이 가장 먼저 그 문화를 수용하여 발전하였다. 강릉에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그 분야의 대가들이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보헤미안과 테라로사가 그 지역의 커피문화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원주는 강릉과는 달리 대학의 커피 교육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커피문화가 하루가 다르게성장해 가고 있다. 대학의 커피과정에는 전국에서도 가장 많은 수강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바리스타 시험 응시자수는 강릉과 춘천을 합친 만큼의 세를 형성하고 있다. 원두를 생산하는 로스터리 카페도 9번째 샵의 개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에스프레소는 말할 것도 없고 칼리타 드립퍼에서 융 드립, 더 나아가서 이제 사이펀 카페 개점이 임박하고 있다. 커피 문화의 다양성이 전국 어느 곳보다 발전해 있는 곳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 춘천은 늦게 잠에서 깨어나 작년부터 서서히 원두커피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춘천의 지리적인 이점을 살린 ‘미스타페오’를 비롯한 로스터리 카페가 시민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인형극장을 지나서 고슴도치 섬(위도)을 연결하는 다리를 지나 그 유명한 박사 마을이 있는 서면으로 좌회전하여 200미터를 가면 왼쪽에 콩 볶는 커피집 ‘미스타페오’가 있다. 나스카피 인디언들이 영혼의 동반자를 ‘미스타페오’라고 부르는데서 유래한 커피전문점은 춘천댐에서 내려 온 북한강 물줄기를 커피를 음미하면서 바라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전국적으로 명소가 될 수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문인들의 시가 낭송되는 장소로 이용되는 서정적인 곳이다.
이번 주말에는 ‘미스타페오’에서 탄자니아 커피를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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