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택]일본 도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경기 대회 참관기 | 조회수 : 6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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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7-08-23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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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간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월드바리스타챔피언 경기대회(WBC:World Barista Championship)가 열린 일본 도쿄에 다녀 올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제전시회장인 빅 사이트(Big Sight)에는 세계 45개국에서 온 바리스타 챔피언들의 실력을 겨루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WBC는 2000년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에서 첫 번째 대회가 개최된 이후 매년 대회 장소를 미국, 노르웨이, 이탈리아, 스위스 등지로 옮겨가면서 개최했으며, 아시아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일본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WBC는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와 유럽 스페셜티커피협회(SCAE)가 주축이 되어 개최되는 대회로서 우수한 품질의 커피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커피전문점의 제일선에서 활약하는 바리스타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경기대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국내에서 챔피언 선발전을 통과한 바리스타가 스위스 베른에서 개최된 WBC에 출전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주관 단체의 사정에 의해 가장 가까운 나라에서 개최되는 도쿄행사에 챔피언을 내보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WBC는 SCAA와 SCAE로부터 인증을 받은 국내단체가 선수를 선발하여 대회에 내보낼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제가 소속되어 있는 한국커피교육협의회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도쿄에 있는 국제 관계자를 만나 내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9회 대회에 한국 챔피언선수를 내보내도록 추진하는데 합의하였습니다. 이번 도쿄대회에는 45명의 선수가 예선전에 참가하여 그 중 상위 6명이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선수들은 15분 동안에 각각 4잔의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창작메뉴를 만들어, 기술적인 면과 작품의 관능적인 평가를 8명의 테크니컬 심사위원과 센서리 심사위원으로부터 받게 됩니다. 또한 메뉴를 준비하면서 메뉴의 개성적인 특징을 심사위원들에게 영어로 설명해야 하며, 메뉴준비가 끝나면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답해야 하는 등 결코 쉽지 않은 테스트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경기대회장의 무대 좌우에는 일본문화를 상징하는 벽화가 장식되어 있었고, 무대에서는 각 나라의 특징적인 유니폼을 입은 출전선수들의 밝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다양한 커피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빈 경기장 옆에는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의 커피생산국 및 유럽의 커피소비국에서 온 커피업 관계자들이 부스를 마련하여 커피생두와 원두, 그리고 커피머신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은 에티오피아 부스였습니다. 거기에는 전통의상을 입은 여자 한 분과 남자 세 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약한 가스불 위에 프라이팬을 놓고 목탄 위에 허브로 향을 피운 뒤 나무주걱으로 생두를 뒤섞으며 배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공이를 아래, 위로 땔는 공이를 원두에 밀착시켜 좌, 우로 문질러서 빻는 모습을 보면서, 에티오피아 남자는 정말 잘한다고 생각이 들어 감탄했습니다. 어느 정도 원두가 확보되자 나무절구에 원두를 넣고 나무로 된 공이로 빻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그 장면을 넋 놓고 바라보다가 저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렸을 적 저의 집에는 돌로 된 절구가 있었습니다. 가끔 어머니를 도와주느라 초등학교 시절에 나무공이로 절구질을 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의 원두 빻기는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커피가루를 주둥이가 달린 검은 색의 항아리에 넣고 물을 채워서 끓이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안면이 있는 WBC 심사위원은 막간을 이용하여 들렀다가 과정을 전부 보지 못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지만, 저는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쭉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아니면 아프리카에 따라가서라도 보고 싶은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초현대식 도쿄 빅 사이트에서 첨단 문명을 자랑하는 바리스타 경연대회. 한쪽에서는 야생의 커피나무가 있었습니다. 6세기 경 맨 처음 발견된 에티오피아 커피를 13세기경부터 이용되어 온 커피추출법을 이곳에서 경험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못한 행운이었습니다. 원두를 돌아온 저는 제가 운영하는 커피교실에서 에티오피아식 커피 추출법을 재현하여 여러 사람들과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 허경택(상지영서대학 교수, 한국커피교육협의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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