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시내 이곳저곳에 커피 전문점이 그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커피의 향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다보면 예기치 않은 곳에서 커피 과정을 수강한 제자들과 조우할 경우가 있다. “그랬구나, 저 일을 그토록 하고 싶어 했구나. 그런 줄 몰랐는데” 하는 생각에 잠시 커피 강의를 들을 때의 그의 모습을 떠 올려보기도 한다.
커피 과목을 수강한 제자들을 분류해 보면 2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평생교육원 커피전문가과정에서 수강한 30-40대가 주류인 그들과 아니면 관광조리음료과에서 커피를 전공하는 어린 학생들 그룹이다. 커피과정을 수강한 제자들 중에서는 시내에서 아담한 카페 를 차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바리스타를 고용하여 일을 분담하여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개중에는 아예 바리스타로서 카페에 취업하여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30대 이상의 여성이 바리스타로서 취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카페 주인은 서빙과 주방에서의 설거지를 도와주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를 아르바이트생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나이를 알게 되면 부담이 되는지 고개를 설레절레 흔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여 커피를 배우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그들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발전시켜 나가보자는 의식이 아주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벽은 아주 두텁다. 서울과 원주를 아무리 휘젖고 다녀도 발을 붙일 만한 곳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아 끝내 좌절의 기로에 서게 되기도 한다. 고진감래라고 하였던가. 이곳 원주에도 30대 후반 이상의 연령을 가진 여성 3분이 바리스타로서 지금 경력을 쌓고 있다. 밝은 표정에서 이일을 이제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성실성을 뒷받침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학에서 커피를 전공하는 제자들이 바리스타로서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카페가 많이 눈에 뛴다. 롯떼시네마 근처, 원일로 신한은행 뒤 먹자골목 그리고 황골에 이르기 까지 제자들이 포진해 있다. 바리스타로서 취업한 경우도 있고 아니면 아르바이트생으로서 일하는 제자들도 있다. 열심히 모은 돈으로 이번 여름 방학에 일본으로 커피 투어를 다녀오겠다고 작심한 깜찍한 제자도 있다. 원주의 카페의 임금 체계가 서울에 비하여 그리 나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이곳에서 활약하고자 하는 바리스타들이 늘어날 추세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이들이 의욕을 갖고 이 일에 매진할 수 있는 동기 부여를 제공해야 되는 부담감이 또 생겨나기 마련이다. 숙달된 바리스타야말로 원주의 커피 문화를 성숙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자주 열리는 바리스타 챔피언쉽에 이곳에서 선수를 내 보내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아예 원주에서 아담한 대회를 개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대회 참가야말로 선수의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에스프레소 분야뿐만 아니라 사이펀 분야의 바리스타 챔피언쉽을 개최해서 전국적인 이목을 집중시켜 보는 것도 좋은 구상이 될 것 같다. 그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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