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오늘 네 편지 두통 모두 받았다. 인터넷에 다른 엄마들은 아들 편지 받았다고 되어 있는데 “왜 우리 아들 편지 없을까?” 하고 엄마가 궁금해 했었는데 오늘 밀린 편지 모두 받게 되어 기뻤단다. 카페는 지난 일요일, 이월 오일에 오픈해서 지혁이까지 가세해서 엄마가 잘 운영하고 있다. 승규 형이 바리스타로서 일 잘하고 있다. 바리스타학원은 오늘 교육청에서 심사하러 와서 보고 갔기 때문에 담주 월요일(이월 심삼일) 경 학원 인가가 나올 것 같다. 화생방 훈련하면 아빠도 생각이 난단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되고 재채기 나고, 피부 따갑고, 가슴이 왜 그리 고통스러운지 제대하면 데모할 생각 말아야지 했었다.
사람들이 와서 카페 보고 심플하게 인테리어 잘 했다고 하더라. 너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은데 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겠구나. 아침 열시부터 저녁 열두시까지 문을 열어서 엄마는 요즘 매일 밤 열두시 문 닫고 집에 돌아온단다. 아빠는 오늘 일찍 들어와서 네 편지 찾아가지고 거실에서 엄마한테 네 편지 왔다고 전화하고 지금 편지를 쓰는 거란다. 카페에는 승규 외에 또 여자 바리스타가 두 명 교대로 알바하고 있다.
동혁아, 많이 보고싶다. 다행히 감기 걸리지 않고 체력적으로 단련되고 있다니 그게 무엇보다도 기쁘구나. 그렇지만 많이 힘들겠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그래도 이년이라는 한시적인 기간이니까 인내하고 지내도록 해라. 아빠,엄마는 항상 네가 잘 있기만을 생각하고 있단다. 너도 그곳에 있으니까 가족의 소중함을 예전보다 더 절실하게 느끼겠지. 가족이란 힘들고 외로운 때 같이 있어주는 유일한 존재란다. 그래서 아빠, 엄마는 너희들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고, 너희들을 위해서라면 아끼지 않고, 모든 걸 희생한단다. 인터넷으로 보내기보다 또 네가 아빠가 이렇게 쓴 편지를 더 좋아할 거 같아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
사랑하는 아들, 잘 있어.
아빠가.
201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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