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오늘 설날이다. 차례 지내고 띠또하고 산책 나갔다 돌아왔다. 네가 있는 그곳도 오늘이 설날이라고 특식이 나왔겠구나. 지금쯤 사복 벗고 군복으로 갈아 입었을려나. 입대한지 1주일이 지났구나. 네가 떠나고 난 빈자리가 너무 커서 아빠는 설날인데도 별로 기분이 그렇구나. 지혁이는 고3인데 서울가면 세뱃돈 대박일터인데 왜 서울 가지 않느냐고 약간 볼멘소리를 해서 오늘 세뱃돈으로 7만원을 주었다. 방학에 친구들 3명하고 같이 강릉가서 1박하고 온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나 싶다. 학교 다닐 때 좋은 친구들 하고 여행가는 게 가장 즐거운 일 아니겠어.
부대에서 신체검사 합격했다고 통지 받았어. 소대장님 이름으로 핸드폰으로 문자 왔어. 그래서 네 소속 소대도 알게 되었지.
이모하고 영상통화했는데 어진이 누나도 연수중에 휴가 나와서 집에 쉬고 있어. 연수비 받았다고 너희들 있으면 한 턱 쏠텐데 하고 아쉬워했다. 바리스타학원하고 카페 인테리어는 잘 진행되고 있어. 네가 휴가 나오면 친구들하고 커피도 마시고 맥주도 마실 수 있게 돼서 아빠도 마음이 즐거워.
민석이가 휴가 나와서 엄마가 상세하게 궁금한 것을 묻고 왔다. 1주일 지나면 친구도 생기고 해서 지내기 괜찮다고 하더란다. 네가 훈련 받는 그 곳이 아빠가 태어나서 자란 곳에서 가까운 곳이라 낯설지 않아 아빠도 마음이 놓인단다. 네가 어렸을 때 아빠가 너 데리고 고향 산소에 성묘하고 진주에서 하룻밤 자고 오곤 했었지.
아빠는 요새 홍차 책을 많이 읽고 있다. 12권 가지고 있는데 거의 다 읽었단다. 그저께 교육청에 다녀 왔는데 “음료전문학원”으로 바리스타(커피), 소믈리에(와인), 바텐더(칵테일), 티 소믈리에(홍차) 교육을 하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이와같은 음료전문학원은 우리나라에도 별로 없을거야. 아빠가 그동안 이 분야에서 많이 활동해 왔으니까 운영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거라고 생각해.
민석이 하고 같이 공군 간 친구는 펀지로 휴가 나오면 민석이네 슈퍼 과자 싹쓸이 하겠다고 하더란다. 엄마는 너는 과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과일은 많이 먹고 싶을 텐데” 하고 과일 먹을 때마다 네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동혁아, 친구들하고 잘 지내면서 그곳에서의 생활을 즐기도록 해봐. 그곳에서의 생활경험이 네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힘이 되어줄거야. 다시 진주에서 만날때까지 건강하게 잘 있어.
2012년 1월 23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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