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흐르는 강

커피체리에서 생두를 얻기까지

닥터허 2012. 5. 5. 20:50

 

허경택 ( 상지영서대학교 조리음료바리스타과 교수 )

 

커피는 커피 벨트 ( 적도를 중심으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 사이에 위치하여 커피가 재배되는 지역 ) 에 속하는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수확된 커피체리를 가공하여 얻은 생두로부터 시작하여 로스팅과 추출과정을 거쳐 우리 손에 들어온 것이다. 국내에서는 온도와 습도를 갖춘 온실에서만 재배할 수 있기에 관상용으로 이용되고 있어서 커피의 가공 과정은 낯설기만 하다. 커피의 향미는 그 70%가 커피의 원료인 생두의 품질에 좌우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생두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커피체리로부터 분리될까?

 

1. 커피의 가공

1) 건식법

건식법은 비가 잘 내리지 않거나, 물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태양열을 잘 이용할 수 있는 곳에서 과육 ( 펄프 ) 을 제거하지 않고, 커피 체리를 그대로 건조하여 생두를 얻는 방법이다. 건식법은 수분이 많은 체리 상태에서 건조시키므로 습식법보다 은피가 생두에 더 강하게 부착되어 있어, 로스팅을 할 경우에 댐퍼의 열림과 닫힘을 잘 이용하여 은피를 날려 보내면서 생두를 로스팅해야 풍미가 좋은 원두를 얻을 수 있다. 브라질,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이 방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2) 습식법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케냐 등지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1) 과육제거 ( 펄핑 )

과육은 커피열매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당분과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펄핑은 체리로부터 과육을 제거하는 공정을 말하며, 펄퍼라는 기계를 이용하여 과육을 벗겨낸다.

 

(2) 점액질 제거

과육을 제거하면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내과피 ( 파치먼트 ) 에 달라붙어 있다. 발효탱크에 넣어 효소를 이용하여 점액질을 제거하고, 물로 세척한다.

 

3) 펄프드 내추럴법

과육을 제거한 후에 파치먼트에 달라붙어 있는 점액질을 제거하지 않고, 건조하는 방식이다. 브라질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2. 건식법과 습식법의 차이

건식법은 생산 단가가 싸고 친환경적이나, 생두의 품질이 불균일하다. 과육을 제거하지 않고, 체리상태에서 건조시키므로 점액질에 존재하는 당 성분이 생두 쪽에 이동하여 단맛과 바디가 강하고, 복합적인 맛을 나타낸다. 이에 비하여 습식법으로 얻은 생두는 품질이 균일하나, 발효과정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므로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신맛이 강하며, 향이 좋고, 맛이 깔끔하고 섬세하다.

 

3. 건조

건조는 생두의 수분 함유율을 50% 수준에서 12% 수준으로 낮추어 보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햇볕을 이용하거나 기계에 의한 건조법이 있다.

 

4. 탈곡

생두를 감싸고 있는 내과피 ( 파치먼트 )를 제거하는 과정을 말하며, 생두를 감싸고 있는 은피를 제거하여 생두에 윤기를 띠게 하는 작업은 폴리싱이라고 한다.

 

5. 포장

생두의 크기나 밀도, 색깔, 수분 함유율 등에 의해 등급이 결정된 후 포장하여 수출한다. 통기성이 좋은 황마로 만든 백에 담은 후 재봉하여 포장한다. 포장 단위는 일반적으로 1백 ( bag ) 당 60kg이 국제적인 표준 단위이지만, 나라마다 포장 단위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