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흐르는 강

허경택의 커피 로오드-2 <커피 향기 따라 느리게 걷기>

닥터허 2010. 3. 28. 21:39

커피 향기 따라 느리게 걷기

 

코스: 백간공원(단계동)→파랑공원(매봉 마을 카페 촌)→박경리 문학공원(단구동)

 

허경택(상지영서대학 관광조리음료과 교수)

 

나는 걷기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자주 걷는 편은 아니지만 특별하게 좋아하는 운동이 없어서 그런지 걷는 것에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즐긴다. 혼자서 걷는 것을 좋아한다. 원주 천을 자주 걷는 편이다.

20년 전에 원주에 이사 와서 내가 살고 있는 태장동 주위의 골목길을 빠짐없이 그때도 걷곤 했었다. 조금씩은 달라 보이는 삶의 모습들을 훔쳐보는 게 참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원주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걷기대회에도 2회 때부터 9번 정도 참가한 것 같다. 비록 10Km에 지나지 않는 짧은 코스를 선택하지만.

헉헉 대면서 빨리 걷는 것은 참 싫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반갑지 않다. 주위의 산과 나무도 둘러보고 개 짖는 소리도 들어가면서 쉬엄쉬엄 걷기를 좋아한다. 제주도에서도 올레 걷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을 보면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색하며 걷는 것이 거칠어진 심신을 다스려주는 치유의 한 방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걷기 대회가 아니고 느리게 걸어보는 기회를 자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자동차가 비교적 많이 다니지 않고 커피 향기가 나는 길을 지난 휴일에 답사해 보았다. 봉화산 아래 백간공원 주위에는 최근에 커피 전문점이 들어서서 단계택지의 어지러운 분위기에 피곤함을 느낀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 되고 있다. <림카페>,<브라운>,<띠아모>,<전광수커피>,<네스프레소>의 커피 향기가 알파-파를 유도하여 마음을 느긋하게 해주고 있다. 가벼운 배낭에 뜨거운 커피를 보온 통에 넣고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챙기고 길을 나섰다. 백간공원에서 운치 있는 다리를 건너 무실동방면으로 방향을 잡고 곧장 가면 오른 쪽에 <후레쉬 빈>이 보인다. 거기서 조금 더 가면 시청이다. 시청 앞 대로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길 양쪽에 <J-AN 커피>와 <베이와빈>을 지나게 된다. 무실동 네거리에서 새로 난 길을 쭉 직진하면 왼쪽의 아파트 군들 사이에 눈 덮인 치악산 비로봉을 멀리서 조망할 수 있다. 이윽고 “하얏트 뷔페”가 보이고 길 건너편의 <라르고>,<하늘아래><커피콩>,<메리제인>을 왼쪽에 끼고 오른 쪽으로 "윤가 냉면“으로 가면 “파랑공원”이 있는 <매봉마을 카페 촌>에 다다르게 된다. 백간공원에서 느리게 걸어서 60분 거리다. <7월의 정원, 2층 버스, 스위트, 커피&해피, 커피클럽, 코벤트 가든, 랭보, 플래버>에서 향기로운 커피 향을 만끽하며 공원에서 잠깐 쉬고 커피 향을 따라 다시 단구동 “근린공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중에 오른편에 <바흐>가 있다. “박경리문학공원”에 다다르면 <띠아모>,<오소>,<준과랑>,<스프링 캣>과 <비스트 커피>를 볼 수 있다. “파랑공원”에서 30분 만에 도착하였다.

“박경리 문학공원”은 설날과 추석을 제외하고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관하고 있다. 관광안내 해설사가 상주하여 소설 “토지” 3, 4부를 쓰신 옛날 2층집과 전시실을 보여주고 있다. 홍이 동산과 섬진강 나루터, 그리고 지난 해 제막한 박경리 선생님이 밭을 일구시다가 바위 위에 걸터앉아 잠시 쉬는 모습을 부조한 동상을 볼 수 있다.

개학의 어수선함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차분한 4월이 되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커피향기를 따라 느리게 걸어보고 싶다. 익지 않은 커피 열매(초록), 잘 익은 커피 열매(빨강, 노랑), 잘 볶아진 커피원두(갈색) 색깔로 만든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커피 향기 따라 느리게 걷기” 깃발을 선두로 해서 느릿느릿 걸어보고 싶다. 종착지에는 <사이펀 커피>를 끓여놓은 젊은 <사이포니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게다. 음악이 있고 벨리 댄스가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방송에도 알리고 신문사에도 와 달라하고 그렇게 보도하면 서울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원주 사람들과 함께 바쁘게만 살아와서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원주에 와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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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커피 향기 따라 느리게 걷기

-커피 한 잔의 여유와 느림의 미학-

 

빨리, 빨리... 세상은 모든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고 있습니다.

커피 문화와 걷기 운동이 앞서있는 원주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시간과 조화를 이루며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움을 가질 수 있는 <커피 향기 따라 느리게 걷기> 행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날짜: 4월 10일(토요일) 오전 10시

출발 장소: 원주시 단계동 백간 공원(10:00 출발)

걷는 거리: 느리게 걸어서 1시간 30분

(백간공원<단계동> → 파랑공원<매봉마을

카페 촌> → 박경리문학공원<단구동>)

휴식 장소: 파랑공원(매봉 마을 카페 촌)에서 30분간 담소

참가 자격: 커피를 사랑하며 느리게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

참가 단체:

상지영서대학 평생교육원 커피전문가(바리스타) 과정

원주시민문화센터 바리스타 과정

원주제일문화센터 커피만들기 과정

SY 사이포니스트

원주 BQI

 

*박경리 문학공원에서 <SY 사이포니스트>가 향기로운 사이펀 커피를

제공해 드립니다.

*참가비:5,000원(성인에 한함,스카프 제공)

*행사 후에 행운권 추첨이 있습니다.

*연락처:허경택(C.P 010-5328-4883)

 

주최<:커피 향기 따라 느리게 걷기> 추진위원회

주관: 상지영서대학 관광조리음료과